유채밭에 다녀왔습니다.
한강 반포 지구 서래섬에는 지금 유채가 만발입니다.
드넓은 땅에 심궈진 유채는 올림픽 대로나 건넌편 강북강변도로에서도
훤히 보일만큼 눈부신 노란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오늘과는 달리 어젠 바람이 좀 불었습니다.
만일 오늘로 미뤘다면 망칠 일이었습니다.
그곳에는 시민들이 저마다 꽃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저처럼 사진찍는 사람도 있었고 차분히 즐기는 부부도 있었습니다.
젊은 아가씨들은 신이 나서 똑딱이 카메라로 꽃과 미의 경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하얀 구름낀 파아란 하늘과 능수버들을 옆에낀 야채밭은 한폭의 그림이었습니다.
인공 구조물인 전주등을 피해 찍는 것이 수월치는 않았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아시죠?
제사진은 바람이 주제라는 것.
어느하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마침 큰나무를 바람막이 삼아 저홀로 피어난 유채 한송이가 지는 햇살 길게
뻗치는 눈부심속에 흔들리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이 엄청난 색의 조화.
이게 사진 찍는 기쁨입니다.
흔들리는건 꽃 뿐만이 아닙니다.
아직은 말랑말랑한 풀들의 살랑거림이 제법 소리까지 내고 있었습니다.
들리나요?
다시 유채로 돌아왔습니다.
노란색의 향연을 풀어보자니 정작 유채의 본체는 어디가고 흔적만이 색으로 남아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이것이 사진가의 독선이며 특권입니다.
다시 독선 좀 풀어볼까요?
물을 배경삼은 유채의 흔들림입니다.
파란색과 노란색의 조화가 맘에 드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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