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잘지내셨나요?
저는 어제 몸담은 산악회를 통해 충북영동의 갈기봉을 다녀왔습니다.
금강을 끼고 이어지는 봉우리였는데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연녹색의 나무로 채운 산하와 굵직하게 뻗어내린 금강줄기,
곳곳의 꽃나무들과 보리밭,밀밭,모심으려 물채운 논과 방금 갈아엎은
듯한 밭고랑의 고운 흙들.
언덕배미마다 피어난 애기똥풀과 산허리에 피어난 제비꽃.
막피어난 송화.
아름다운 세상을 만끽하며 오는길 가는길이 마냥 즐겁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늦게 도착했어도 피곤한줄 모르고 오늘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토요일엔 오랜만에 나홀로 쉬어보는 토요일이었기에 사진헌팅을 나갔습니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우리나라 쌀의 발생지인 김포들녁으로 해서
강화 임진강 나루까지 다녀왔습니다.
홀로 이곳저곳 산길,논길,들길을 유람하듯 지나치다 맘에 드는 곳에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온세상이 약동하고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바뀌며 발전하는 만물들의 생의 달음박질이
숨가쁘게 다가왔습니다.
제일 먼저 김포수로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관찰을 시작했습니다.
꽃피웠던 버드나무 꽃술의 작은 솜털들이 이제 제역할을 끝내고
바람에 몸체를 떠나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몇시간을 기다려 찍은 이사진에서 꽃술떠나가는 장면은 애처로움을 느꼈습니다.
다시 자리를 옮겼습니다.
임진강의 철조망 안쪽마을 깊숙한 곳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야생화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어느 농가 앞 마당에 소담히 피어난
순무꽃을 보았습니다.
샛노오란 순무꽃의 만개는 단연 매력 그자체였습니다.
바람이 그다지 심하게 불지 않아서 흔들림의 모습이 약하지만
회화적 사진이라서 보여드립니다.
강화는 구제역이 발발한 지역이라서 곳곳에서 방역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곳을 지나 일반인들이 거의 접근하지 않는 군부대 접경구역의 한논둑에
심궈진 복숭아 나무와 밀밭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무릉도원이란 말도 있는데,물논을 배경으로 피어난 복숭아꽃 정경은
내눈을 사로 잡았습니다.
정말 오늘 잘나왔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점심먹기도 멀리하고 다시 차를
옮겨 봤습니다.
그간 추워서 벌이 얼어죽었다는 보도도 있었으나 복숭아농장의 활짝핀 꽃에
매달려 부지런을 떠는 벌과 꽃.
그것도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물을 좋아했습니다.
저수지 언덕을 올라서니 일반인 접근 금지구역이다 보니 잡초가 무성해서
헤쳐가는 길도 성가실 정도였습니다.
여기저기 관찰을 하다가 우연히 물뱀의 유명을 지켜보는 보너스를 얻었습니다.
실로 몇십년 만에 만난 물뱀은 저수지 가운데에 떠있던 어떤 물체(먹이)에
다가갔다가 황급히
물가로 빠져나왔습니다.
오래 있다가는 황새나 매의 밥이 되기 십상임을 몸소 알고 있었을테니까요.
다시 저수지 언덕에서 싸리꽃의 만개에 넋을 잃었습니다.
하이얀 꽃의 살랑거림이 너무 아름다워서 밤에 달빛아래서 찍어도 상이
맺힐것 같았습니다.
다시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심궈진 튤립을 지나치기 어려웠습니다.
샛노랗거나 새빨간 그들.
우아합니다만,하늘거림은 어떻게 느껴질까요?
이상이 주말에 들판으로 나가서 만난 만물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같이 나눌수 있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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