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떠나갑니다.
계절이 바뀔 때면 어김없이 바람이 붑니다.
계절도 몸살을 앓나봅니다.
찬서리 내리더니 버티던 나뭇잎들이 낙엽이 됩니다.
우수수 한번에 떨어져 내립니다.
약속한 듯이 수북히 내려 쌓입니다.
공정거래법을 어기고 밑둥 주변에 동시에 내려앉은 나뭇잎은 고운 색이 서서히 바래고 있었습니다.
사각사각 신음소리를 내며 바람에 이리저리 쓸려다니다 도로로 내몰린 나뭇잎들은 가루로 변해갑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기둥서방같은 밑둥주변에 잘도 자리잡은 잎새들은 함께 뭉쳐 아름다운 색을 발합니다.
태릉엘 다녀왔습니다.
서울속 깊은 숲, 태릉의 단풍은 고왔던가 봅니다.
낙엽마처 곱습니다.
그들이 어울려 내는 색이 아름다웠습니다.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이라 했던가요.
어차피 떠나야 할 운명이지만 잎을 먼저 보낸 은행알이 촘촘히 박혀 나무를 지키고 있습니다.
내일 돌아올 기약을 내심에 품은 알이
그 사이에 남은 몇장의 잎새와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있는가 봅니다.
가을이 떠나감에 색도 떠나갑니다.
가을의 냄새를 맡으며 지나는 차창으로 플라타너스 낙엽 한조각
피신하듯 들이닥쳐 옆자리를 차지합니다.
아름다운 동행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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