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달고나의 추억 되살려내기...>
새해를 잘맞이하셨습니까?
어젠 뭘하셨나요?
전 우리가족과 함께 서울시내를 호젓하고도 아무일 없이 돌아다녔습니다.
북악 스카이웨이를 한바퀴 돌고 팔각정에서 서울시내를 내려다보며 지난 한해를 돌이켜보려고 했습니다.
밤안개가 내려오는 느낌을 온몸으로 서늘하게 느끼며 다시 세속도시로 내려갔습니다.
명동으로 갔습니다.
사람구경하러요.
사람구경하는 맛이 때론 삶의 활력을 주자나요.
거리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구경하고 다녔지요.
그런데 여자들 구두나 지갑,스카프,털모자,머리띠,악세서리등의 모조품이 활개를 치고 있더군요.
길거리 한가운데를 점령한 리어카 판대매는 사실 좀 문제가 있던데요.
문어발이나 땅콩,은행알 파는것도 좀 그렇구요.
명동중앙통은 남대문 시장이나 다를게 없더군요.
그나마 볼만한거라면 명동성당 근처에서 설탕예술 하시는 장사였다고나 할까,,,
설탕을 녹여 공작새도 만들고 꽃도 만들고 그러더군요.
그양반이 거리중앙에 자리잡을수 있다면 대박터질텐데...
명동의 옛 흥취나 문화가 싸그리 없어진듯 해서 아쉽더군요.
여기저기서 이러저러한 거리공연들이 이어지길 기대했는데 ,,,
약간의 실망감으로 돌아다니며 눈요기나 하고 있었는데
한쪽 구석에 자리잡은 매대가 눈에 띄더군요.
'--몸에 좋은 불량식품 3개 1000--원'
이런 문구를 내건 판매대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몸에 좋은 불량식품이라,,역설적인 표현이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집사람과 저는 그것에 눈길을 주고 매대를 두루 살폈습니다.
쫀드기나 아폴로,호박엿,눈깔사탕 그리고 산수 노트 등
어린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것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향수 마케팅이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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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눈에 들어온 것이 <달고나 세트>였습니다.
어릴적 친구들과 동네에 모여서 연탄불이나 화롯불에 만들어 먹던 달고나.
알루미늄 깡통 움푹 패인 부분을 오려내어 철사에 매달고는
설탕을 녹여 소다를 첨가하여 만들어 먹던 달고나의 추억이 갑자기
뇌리를 따스하게 덥히며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만들어 볼까?' 하는 의기투합이 순간적으로 일어났고,
애들은 애들대로 '우와 좋겠다!'란 함성으로 동의를 표했습니다.
1만원을 주고 그세트를 샀습니다.
밤을 새며 이야기를 나누고 떡국도 만들어 먹고는 새벽4시경에나 우린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곤 원단이 된거죠?
하나씩 둘씩 일어나서 약간은 덤덤하게 덕담인사를 나누곤
어제 사온 달고나를 시작했습니다.
집사람이 가스레인지에서 한두번 실패를 거듭하더니
노하우가 생겼다는듯 상을 펴라고 하곤 달고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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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없어 보이던 둘째녀석은 기타나 치고 놀더니 드디어는 달려들어
합세했습니다.
자기들 학교 앞에도 이런걸 한다느니,그 아줌마는 잘한다느니,
심지어는 문방구엔 이런걸 할수있는 자동판매기가 있다는 것 등등,
이녀석들에게도 달고나의 이야기가 배어 있었습니다.
저는 디카를 들고 추억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새모양,하트모양등을 찍어내며 떼기도 해보았습니다.
설탕이 얼마 만큼 녹았을 때 소다를 첨가하고 또 얼마나 불에 달구며,
얼마나 부풀어 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가는 금방 익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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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이 담았습니다.
새해 첫날 우린 이렇게 낮시간을 잠시 함께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아무쪼록 새핸 지난해보다 더 건강하고,더벌고,더 화목하고,우리 더욱 친하고,
이세상을 위해 뭔가를 해놓는 멋진 사람들 됩시다.
2004년 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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