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08.3.21~26) 뉴욕을 다녀왔습니다.
맨하탄에서 20년째 살아오시는 85세의 우리 어머니 최정희 여사를 뵈러 갔던 것이죠.
맨하탄 외곽의 westchester에 사는 둘째형집으로 모시고 와서 약 5일간을 함께 했습니다.
저희가 방문한 기간은 부활절 휴가 기간이라 맨하탄의 방값은 부르는게 값이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직장에 다니는 조카나 형수와 함께 하려면 아무래도 형수집 근처가
모든 면에서 편리하다는 계산도 있었던거죠.
그래서 그 주변의 호텔에 묵었습니다.
힐튼 계열의 DOUBLE TREE라는 모텔입니다.
<더블 트리의 야경>
여기서 느낀 것 하나.
로비가 상당히 지역 친화적이며,문화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로비는 간단하게도 소파 두세트가 서로의 거리를 유지하며 놓여 있었습니다.
이정도는 매우 소박합니다.
<소박한 쇼파와 조명.그리고 문화적 소양의 책들>
그러나 그 탁자 위에 놓인 책을 보고는 느낀게 많았습니다.
두 탁자의 위에는 미국의 국립공원을 심도깊게 찍은 사진으로 유명한 안셀 아담스의
사진집이나 지역을 세로 흐르는 허드슨 강의 역사를 기술한 사진집, 지역 미술박물관의 작품도록,
그리고 뉴욕의 건물 1000개를 집대성한 역사자료 사진집 등이 투숙객이나
오가는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찬찬히 읽다보면 그 지역의 유서깊은 특색과 자랑을 한꺼번에 알수가 있었습니다.
<안셀 아담스의 국립공원 사진집과 허드슨 밸리 역사자료집,미술관의 작품 도록이 탁자위에 놓여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생각해보았습니다.
호텔이라 하면,로비의 한켠은 커피숍이고 또 한켠은 쇼핑 공간,
또 한편엔 쇼파가 누워 있겠지요.
그렇다면 거기엔 무엇이 놓여 있을까요.
호텔 소개 브로슈어나 지역 관광명소가 실린 간단한 안내 전단지 정도라고나 할까.
또 주변의 음식점 스티커나 유흥점 광고지 등등?
그리고 몇명이 돌려본 구겨진 신문이 있을수도 있구요.
보통은 그렇지요?
모텔을 언급하자니 무엇이 놓여 있던가 생각이 잘 나지 않습니다.
설사 쇼파는 있다 해도 눈길을 사로잡는 무엇이 있던가요.
좁은 공간과 화장실,바로 방으로 직행하는 엘리베이터,혹은 한쪽 벽의 에로 비디오.
그리고 자판기,어두운 복도.
번호판 가린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외부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콘도는 비교적 밝은 조명이 있고 로비도 넓직하나 역시 문화적이지는 못하죠.
총체적으로 아니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어쩌다 가족이 함께 하는 경우엔 부모된 우리들이 좌불안석입니다.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아 이렇게 싼 모텔에 묵는 것이 죄스럽지 않았던가요?
그에 비하면 그런 문화적 소장가치가 있는 책들이 놓여 있는 미국의 모텔은 어떤가요.
저의 경험으론 보다 차분하고도 진지하게 이끄는 마력이 있었던 듯 합니다.
커피향을 폐부 깊숙히 느끼며 찬란한 아침공기를 느끼는 기쁨이 그윽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발소리 목소리도 덩달아 차분해집디다.
친미주의자는 아니니 걱정마세요.
다만,우리의 공간 문화가 매우 낙후한 것은 아닐까라는 기우에서 한마디 하는 겁니다.
이참에 우리나라의 모텔이나 호텔도 점차 소양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쪽으로
신경을 써보는 편이 어떨까 합니다.
작으면 작은 대로, 큰 호텔은 그런대로 문화적 감각으로 꾸며 보면 어떨까요.
로비의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이상한 사람들만이 출입하는 곳으로 낙인 찍히진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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