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저산 이들저들

보리 이미지

이산누리 2008. 6. 8. 15:39

6일.

연휴를 맞아 천안을 향하다가 고속도로의 정체가 너무 심해

차를 되돌렸다.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아까운 일이었다고 판단해서다.

 

동수원으로 빠져나와 광교산으로 몰았다.

좀 쉬었다 가려는 뜻이었다.

그러나 특별히 눈에 띄는 풍경장면도 없어 허기를 보리밥과 묵밥으로

채우곤 다시 군포의 대야미 역 근처의 갈치호수로 갔다.

 

기대한 바 대로 역시나 조용하고 한적하여  쉬기에 적당했다.

 

특히, 수리사 올라가는 길 옆에 핀 보리밭은 아주 정겨웠다.

무르익은 보리가 쓰러져 있는 장면과 함께 그늘이 많은 나무밑의 

청보리가 색을 달리하고 번듯하게 서있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며 보리 이미지를 찍기위해 카메라를 들이댔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보리는 웃으며 나를 옛 추억으로 안내했다.

 

내어릴 적 보릿가루는 식량이었다.

지지리 가난한 농촌에서의 어린시절.

피난와 정착한 충북진천에서 목에 풀칠하는 것이

하루하루 버거웠었던 때의 일이다.

 

6월,

보리이삭 줍기는 나의 일과였다.

까칠까칠한 보리를 밀가루 포대에 주어와서 보릿가루로 만드는 행위는

곧 우리집 식량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 보리가 오늘 내앞에서 한 컷의 이미지로 다가왔다.

 

사랑스런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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